🫧 당신과 절친이 되고 싶어요! [단짝 드라마 1호]

이번주의 단짝 - 맛보기 드라마

2023. 5. 19.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오늘의 챕터 : 맛보기 드라마

안녕하세요, 여러분! 새로운 주제의 레터, [드라마 레터]를 발행하게 된 여러분의 단짝, 현씨입니다.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 정말 반가워요 😋

'단짝 드라마'란, 구독자 여려분에게 단짝이 될 수 있는 드라마를 추천하고 단짝 친구에게 이야기하듯이 드라마와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내는 장소예요. 앞으로 레터에는 드라마 추천 뿐 아니라 다양한 챕터를 만들어 연출, 소재, 장르, 비평 등으로 나누어 써볼 예정입니다! 여러분께서 가볍게 볼 만한 레터이자, 더 나아가 드라마를 통해 드라마를 보는 시각과 정보를 얻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담긴 레터예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ෆ

첫 시작은 가볍게 <맛보기 드라마>를 준비했어요.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해봅시다!

'1938년 혼돈의 시대에 불시착한 구미호가 현대로 돌아가기 위해 펼치는 K-판타지 액션 활극',

<구미호뎐 1938>

출처 : tvN 구미호뎐 1938 공식 홈페이지

1. 맛보기 드라마

첫 번째 맛보기 드라마 주자는 tvN에서 지난 5월 6일부터 방송하기 시작한 <구미호뎐 1938>, 구미호뎐 시즌 2입니다! 여러분은 지난 20년도에 방영했던 <구미호뎐> 시즌 1을 보셨나요? 3년 만에 새 시즌을 시작한 구미호뎐은 첫 화부터 지난 시즌의 최고 시청률을 뛰어넘었어요 👍🏻

그럼 지금부터 이 드라마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어떤 분들에게 추천하고 또 나중에 볼 것을 권하는지 알아볼까요?

구미호뎐 시즌 2를 말하기 전에, 시즌 1의 정보를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주인공은 구미호인 이연(이동욱 배우)와 [도시괴담을 찾아서]라는 화제의 프로그램 담당 PD 남지아(조보아 배우)의 판타지 액션 드라마입니다.

이연은 전직 백두대간 산신이었지만, 지금은 현세를 어지럽히는 동화(설화) 속 주인공들 때려잡는 게 주된 업무입니다. 과거, 버려진 공주 아음과 사랑에 빠졌지만,이무기의 흉계에 의해 아음을 잃은 이연은 그녀를 환생시키기 위해 금기를 범했고, 그 대가로 600년이 넘는 긴 시간을 요괴들을 잡으며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죠. 마침내 아음의 환생인 지아를 만나게 되었지만, 그를 기다리던 건 아음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과거 자신을 수렁에 빠트린 이무기인데요!

구미호는 한번 맺은 짝을 절대 잊지 않는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지아와 지아의 가족, 그리고 이연의 동생인 이랑까지 위협하는 빌런 이무기와 대립하고 부모를 찾기 위해 홀로 21년 동안 괴담을 추적해온 지아와의 행복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tvN 구미호뎐 1938 공식 홈페이지

-1. 지난 시즌과 연결되는 기존의 서사

가장 먼저, 전 시즌에서 핵심이 되는 인물이죠. 구미호 형제 두 명이 그대로 출연해 둘의 서사를 이어나간다는 점입니다! 이동욱 배우와 김범 배우는 각각 전직 산신이자 동생을 너무도 아끼는 형, '이연'과 자신을 버린 형이 너무 밉지만 동시에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형인 동생 ,'이랑'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연은 시즌 1에서 자신을 위해 목숨 바쳤던 이랑을 1938년대에서 만나 행복해합니다. 지금 이 시간이 너무나도 소중한 것이죠. 반면 이랑은 혐관(혐오 관계)이었던 형인 이연의 달라진 모습이 썩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이 둘의 변화무쌍한 관계와 죽이 잘 맞는 케미를 기대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미지 출처 : tvN 구미호뎐 1938 공식 홈페이지

-2. 새로운 인물의 등장, 너는 오래된 벗인가 적인가.

두 번째는 지난 시즌에서 추가된 새로운 인물의 등장입니다. 전직 산신이자 구미호인 '이연'에게는 두 명의 오래된 벗이 있는데요, 바로 전직 서쪽 산신이자 수리 부엉이인 '류홍주'(김소연 배우)와 전직 북쪽 산신이자 호랑이인 '천무영'(류경수 배우)입니다. 어릴 적 산식이 되기 위해 함께 훈련했던 두 명의 벗을 1938년도로 돌아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류홍주는 갖고 싶은 건 다 가져야 직성이 풀리는 인물로 오랜만에 만난 이연에게 강한 집착을 보입니다. 이미 짝이 있는 연이 자신을 받아주지 않자 괴력을 뽐내며 죽일 것처럼 달려들어 협박까지 하는 인물이죠.

천무영은 과거 어떤 사연으로 인해 이연에게 등을 돌린 인물입니다. 연을 과거로 끌어들인 '홍백탈'이 바로 무영이죠.

과연 홍주가 연의 편이 될지, 무영은 연과 어떤 척을 졌길래 연이 가진 모든 것을 빼앗고 싶어하는지 또한 기대해 볼 만 합니다 🦊

이미지 출처 : tvN 구미호뎐 1938 공식 홈페이지

-3. 레트로와 판타지, 그리고 토착신·귀신이 결합한 새로운 장르

가장 큰 매력은 판타지+우리나라만의 귀신과 신의 존재에 새로운 시대인 1938년이 결합했다는 점입니다.

위 사진은 1화의 메인 빌런이었던 '천년 묵은 장수거북이 동방삭'입니다. 여러분, 익숙하지 않으신가요? 김~수한무거북이와두루미삼천갑자동방삭!의 그 동방삭이에요!

이렇듯 <구미호뎐 1938>에는 전 시즌보다 더 다채롭고 새로운 요괴들과 그에 얽힌 스토리가 등장합니다. 매번 달라지는 요소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네요!

출처 : tvN 구미호뎐 1938 공식 홈페이지

<구미호뎐 1938>은 시대배경을 '불안과 매혹의 도시, 1930년대 경성'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시대이니 만큼, 그 이야기도 빠질 수 없겠죠.

조선을 집어삼키려하는 조선총독부 속 인물과의 대립 또한 눈여겨볼 점 입니다. 우리의 구미호들이 과연 어떻게 이 혼돈의 시대에 엮일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2. 구미호뎐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

앞서 소개해드린 세 가지의 기대점, 잘 보셨나요! 이번에는 구미호뎐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에 대해 말해볼까 합니다. 구미호뎐의 시즌 1과 2는 한국과 동양의 요괴들이 나타나 매번 다른 위기를 불러옵니다. 그 위기에 대해서 깊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 시즌 1에서 가장 화제되었던 요괴, '어둑시니'와 시즌 2의 첫 번째 요괴인 '동방삭'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둑시니'에 대해 아시나요? 저는 구미호뎐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원래 어둑시니는 밤중에 놀래키는 게 전부인 짖궂은 요정 같은 존재이나 극 중에는 마귀와 같은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현대에서는 녹즙을 파는 아줌마(방문 판매원)처럼 꾸미고 다니지만 실은 타인의 마음 속 상처를 헤집은 뒤 잡아 먹는 요괴입니다. 유명한 전래 동화의 주인공인 우렁각시 등이 잊혀지지 않는 것을 질투하며 사람들에게 잊혀져 수명이 끝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자신의 대상이 되는 사람에게 녹즙 샘플을 건네고 "제일 무서워 하는 게 뭐야?"라고 버릇처럼 물으며 홀리려 듭니다.

어둑시니의 능력에 빠진 이는 어둑시니가 그 대상의 무의식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사건이 일어난 장소로 도달하게 되고 그 곳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실제'로 인식하는 순간, 빠져나오지 못하게 됩니다. 예를 들자면 이랑처럼 그 꿈속에 나타난 인물에게 다친 걸 실제 다친 거라 느끼는 순간 약간이나마 열려 있던 현실과 통하는 문이 닫혀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동양 설화 속 존재 중 수명이 제일 긴 존재라고 하는 동박삭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요괴는, 사실 십장생 중 하나인 '장수거북이' 입니다.

진짜 동방삭이 반도(蟠桃)를 먹음으로써 수명이 늘어났던 것과는 달리, 이 요괴는 다른 이의 수명을 빨아들여 젊음을 유지합니다. 자신의 젊음을 떼어주는 조건으로 자신의 먹이가 될 산 제물을 받아내는 거래를 하는 등 악독한 짓을 저지릅니다. 그렇게 젊어진 사람은 단지 눈속임을 이용한 젊음이기에 사흘 뒤면 원래대로 돌아온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위 사진은 동방삭이 어린 아이의 수명을 빨아들이는 장면입니다!

동방삭이 사람들을 이용해 수명을 연장시킨다는 걸 안 이연과 이랑은 이 요괴를 해치우기 위해 빙빙 돌며 주문을 거는데요, 어떤 주문일지 예측하셨나요?

바로, '구지가'입니다.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잡아서 구워 먹으리"라고 노래를 부르자, 삼천갑자 동방삭은 거북이로 변해버립니다. 그 사이 이연은 삼천갑자 동방삭을 우투리 검으로 순식간에 배었고, 장수거북이가 죽자 그가 젊음을 뺏어갔던 사람들은 다시 젊음을 되찾아갑니다.

다른 판타지 드라마와 구미호뎐이 다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현실에 아예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가상 인물을 창작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차별성을 줍니다. 우리가 한 번 쯤은 들어봤을 인물을 끌고와 그 인물에 서사를 부여하거나 변형해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합니다.

<구미호뎐>은 남자 구미호와 인간, 반인반요 구미호, 거기에 더해 전설과 민담, 동화 등의 주인공인 한국의 토종요괴들이 등장하면서 새롭고 흥미로운 세계관을 만들어냈습니다. <구미호뎐>은 그동안 일반에게 부정적 이미지였던 구미호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더구나 남자들을 홀리던 여자의 모습에서 매력적인 남성의 모습으로 바꾸고 구미호의 초능력을 사용하여 사랑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일반 사람들을 구하려고 애쓰는 히어로의 성격을 더하여 에피소드들을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전승되는 내용에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설화 속 인물들은 입체적이고 현대적으로 각색되어 사건을 일으키고 갈등을 만들어내는 주체가 되기도 했습니다.*

* 박찬익, 「판타지 드라마에 나타난 전승 설화의 스토리텔링에 관한 연구」, 『한국산학기술학회논문지』, Vol.22 No.2 2021